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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asi Washington [Fearless Movement] 리뷰

title: KSG자카 Hustler 2024.05.06 00:25조회 수 272추천수 3댓글 1

Kamasi Washington - Fearless Movement Lyrics and Tracklist | Genius

10/10

Released On.. 2024.05.03

Reviewd On.. 2024.05.05

Genre... Jazz Fusion, Spiritual Jazz

 

Kamasi Washington releases a new single, announces a new album and tour |  KNKX Public Radio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물씬 풍기는 인물이다. 말 그대로 '도사'의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비주얼과 더불어, 놀라우리만큼 황홀한 그의 색소폰 연주 등으로 그는 소위 '신성불가침 영역'에 도달한 지 오래다. 또한 그의 음악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주 무거운 무언가가 존재한다. 2007년의 <The Proclamation>부터 2018년의 <Heaven and Hell>까지, 카마시 워싱턴은 파괴적이고 아름다운 재즈 사운드로 그만의 거대한 낙원을 구축해 내곤 하였다. 그리고 6년 만의 따끈따끈한 신작 <Fearless Movement>는 전작에서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던 고전적인 멋을 내세워, 희망으로 가득 찬 추상적인 복합 세계를 표현해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먼저 눈에 띄는 점은 피처링진들의 보컬/랩 퍼포먼스에 있다. 카마시 워싱턴의 최고작이라고 불리던 <The Epic>은 3시간이라는 방대한(혹은 엄청난) 러닝타임을 자랑함에도 보컬 퍼포먼스가 등장하는 빈도가 굉장히 적었는데, <Fearless Movement>는 다행히도 대부분의 트랙에서 피처링진들이 빛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Asha The First"가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데, 소울을 가득 머금은 Thundercat의 보컬은 곡 특유의 끈적한 분위기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두 Austin 형제(Taj Austin, Ras Austin)의 재치 있게 주고받는 래핑은 Kendrick Lamar의 앨범, <To Pimp A Butterfly>의 향취가 풍기며, 그만큼 충격적일 정도로 훌륭하다. "Get Lit"또한 비슷한 분위기를 뽐내는 트랙이다. 펑크 뮤직의 개척자 George Clinton의 'Lit'— 즉 엄청난 멋을 뽐내는 코러스는 앨범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아주 생기 넘치는 순간이며, D Smoke의 래핑 또한 완급조절을 훌륭히 해내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뱅어 트랙이 완성되게 되었다.

그다음엔 "Computer Lov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트랙의 펑키한 분위기가 아닌, 서정적이고 구슬픈 사운드가 위주로 되어있는 트랙인데, 위에 얹힌 R&B의 대가 Patrice Quinn의 보컬 퍼포먼스는 앨범에서 최고로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다. 정말 별거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퍼포먼스지만—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한 울림이 남는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발전해버린 현대 사회에서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데, 가사말과 더불어 완벽한 하모니를 탄생시켜내는 전자 음악을 결합한 재즈 인스트루멘탈이 너무나도 처염하다. 트랙을 대표하기라도 하듯, 손수 빚어낸 이 현대적으로 아름다운 사운드는 지금껏 어떤 재즈 앨범에서도 보지 못한 광경이다. 참으로 놀랍다. "Together"또한 동일한 색채를 머금고 있으나, 분명 BJ the Chicago Kid의 보컬은 매우 빼어나지만 역시나 "Computer Love"의 아성을 넘기란 매우 어려웠다.

반면 보컬 피처링진이 존재하지 않는, 오직 인스트루멘탈로만 이루어진 트랙들은 대부분이 경쾌한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2023년 최고의 변신을 꾀한 André 3000이 참여한 "Dream State"는 대자연을 한껏 머금은 희망찬 색소폰 연주가 눈에 띄며, "The Garden Path"의 화려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재즈 사운드 또한 매우 훌륭하다. "Road to Self: KO"는 13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만큼 엄청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빛나는 순간들이 존재하였고—"Lines in the Sand"는 성스러움과 동시에 화려함을 뽐내는 아주 빼어난 트랙이다. "Interstella Peace (The Last Stance)"는 다른 트랙들과는 달리 웅장함을 가득 뿜어내는데, 5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그 몰입감이 앨범 내에서 가장 강하다. 트랙의 제목과도 같이 방대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인상을 주며, 곡의 후반부는 강렬한 재즈 사운드를 통해 카마시 워싱턴 자신의 심오하고 깊은 예술 세계를 압축해 표현해낸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앨범은 마지막 트랙에 다다르고야 만다. "Prologue". 카마시 워싱턴의 새로운 도약을 상징하는 트랙은 지금껏 그가 보여주었던 예술성의 경지에 도달한 작품이다.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강렬한 사운드 설계는 앨범의 어떤 트랙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굉장히 위태로우나 동시에 매우 상쾌하고 아름다워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만든다. 필자가 지금껏 들어온 그 어떤 재즈 트랙들보다 훌륭하며, 20년에 다다르는 그의 여정을 상징하고 있다는 감상이 된다. 어떤 가사말없이도, 이렇게 명확하게 메시지와 감정이 전달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아직 발매된 지 약 3일 정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으나, 분명 확신한다. 본작은 역대 최고의 재즈 레코드 중 하나이며, 후대에 길이 남을 올타임 클래식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전자 음악을 결합한 그의 새로운 시도는 더욱 아름답고 황홀한 작품을 탄생시켜내었고, 그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청자의 감정을 크게 자극하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자연과 가상 세계, 사랑과 희망, 불안과 절망을 한데 담아낸 <Fearless Movement>는 카마시 워싱턴의 지극한 예술 세상을 모두 투영해낸 작품이며, 현대 재즈의 매우 중요한 한 걸음이 되었다. 본작은 분명 2024년을 넘어 2020년대, 2020년대를 넘어 역대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제 올해 AOTY는 변함 없이 <plastic death>일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바뀌네요.

 

<The Epic>은 확실히 넘은 것 같고

리뷰에서 말했듯이 2020년대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1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부족한 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음 앨범은 아마 저 성인 돼서야 나올것 같은데

뭐 아닐 수도 있고

어쨌든 다음 앨범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제 블로그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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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5.6 01:39

    어쩌면 본작을 통해 카마시 워싱턴은 거장을 넘은, 그 이상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는지...특히 프롤로그는 올해 나온 곡 중에서도 진짜 감명적인 곡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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